스토리1

[스크랩]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도종환

논깡 2006. 6. 3. 10:26




하루의 길 위에서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번쯤은 꼭 다시 걸어 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 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파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텅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 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 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글:  도종환
Beautiful China(by Feng Ji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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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도종환
글쓴이 : 파로호 원글보기
메모 : 천헤의 지역들이군요.역동적인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오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