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5분을 못 넘긴다면.02─ 성(性)스런 이야기
우선 한의학의 오장(五臟) 개념을 알아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오행론(五行論)에 입각해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오행(五行)’을 인체의 ‘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이라는 오장(五臟)과 연결시킨다. 오행이 지닌 속성(屬性)에 따라 인체의 장부를 배속(配屬)한 것인데, 이 개념까지 설명하기는 사실 무척 어렵다. 그래서 독자들은 그냥 심(心)이 화(火)에 속하고, 불의 속성은 위로 활활 타오르는 소위 ‘염상(炎上)’이라는 점만 기억해도 된다.
이후에도 나오겠지만 한의학에서 일컫는 심(心)은 실질장기 심장(heart)은 물론 정신신경계통의 온갖 기능을 모두 포괄한다. 이 심이 오행으로는 위로 타오르는, 곧 염상(炎上)의 속성을 지닌 화(火)에 속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슴속에, 곧 마음속에 어떤 생각, 특히 연정을 품으면 화(火)의 작용이 더욱 현저해져서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느끼기 마련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런 현상을 한의학에서는 ‘심화(心火)’가 타오른다고 표현한다. 몹시 애타는 일을 겪을 때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는 것도 이 염상(炎上)에 의함은 물론이다. 독자들은 경험상 성욕이 마음속의 뜨거운 불길임을 잘 알 것이다.
이 기회에 저자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성욕 자체의 절제다. 성욕 또한 인간이 지닌 오욕(五慾)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재물욕이나 권세욕과 마찬가지로 마음을 어지럽히는 근원이기 때문이다. 한의학적으로도 마음[心심]이 한 번 움직이면 비록 직접적인 성관계를 갖지 않더라도 인체의 엣센스 정(精)은 암암리에 손상된다고 했다.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성욕은 더욱 근신해야 할 욕망임에 틀림없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로감이 남지 않을 정도”, “나는 하룻밤에 열 번도 가능하다”, “그래? 나는 한 번만 하는데도 하룻밤 꼬박 새는 걸!”, 술좌석에서나 오갈 법한 이 이야기는 남자들이 성교 횟수와 지속시간을 기준삼아 정력을 평가한다는 사실을 웅변한다. 저자를 찾는 남성들 또한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랫동안’, 이 두 가지를 가장 궁금해 한다. 그럼 적절한 성교빈도와 성교시간을 알아보자. 과연 정력의 지표가 횟수와 시간인지도 생각해 보자.
당대(唐代)의 양생서(養生書)《천금방千金方》에서는 20대 4일 1회, 30대 8일 1회, 40대 16일 1회, 50대 20일 1회, 60대는 건강한 자에 한해 30일 1회 등이 적절한 성교 횟수라고 제시했다. 평소 자신의 성교 횟수가 너무 적지 않나 의심하면서 남몰래 고민했던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지 모르겠다. 혹 여기에 제시된 것보다 성교빈도가 잦은 사람들은 의기양양할지 모르겠다. 그런 분들을 위해《옥방비결玉房秘訣》의 내용을 제시한다.
《옥방비결》에서는 적절한 횟수를 체질의 강약과 연령에 따라 언급했으니, 건강한 사람은 20대 1일 2회, 30대 1일 1회, 40대 3일 1회, 50대 5일 1회, 60대 10일 1회 등이라고 했다. 한편 허약인의 경우는 20대 1일 1회, 30대 2일 1회, 40대 4일 1회, 50대 10일 1회, 60대 20일 1회 등 건강인의 50% 정도만 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제 의기양양했던 분들도 상당한 주눅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 필요는 또 전혀 없다. 이는 일본으로 귀화한 한국인이 지은 성의학서《의심방醫心方》의 실로 엄격한 기준을 살펴보면 금방 고개가 끄덕여지기 때문이다.《의심방》에서는 봄에는 3일 1회, 여름과 가을에는 30일 1회, 겨울에는 폐정물설(閉精勿泄: 아예 사정하지 않는 것)하라고 권한 것이다.
이번에는 설문지 형식으로 집계한 연령별 주당 평균 성교 횟수를 살펴보자. 킨제이 보고서는 연령별 주당 평균 성교 횟수가 21~25세는 3.90회, 26~30세는 3.27회, 31~35세는 2.73회, 36~40세는 2.46회, 41~45세는 1.95회, 46~50세는 1.79회, 51~55세는 1.54회, 56~60세는 1.08회 등으로 나타나 젊을수록 성교빈도가 높다고 했다.
한편 우리나라 의학계에서는 21~25세 2.42회, 26~30세 2.31회, 31~35세 2.17회, 36~40세 1.96회, 41~45세는 1.83회, 46~50세는 1.61회, 51~55세는 1.42회, 56~60세는 0.92회 등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상의 보고는 문자 그대로 통계치에 불과하다. 즉 대다수의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주당 몇 회의 성교를 가진다고 해서 그 평균치가 적절한 성교 횟수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 성교 횟수는 연령·체력·소질·환경·직업 등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률적인 잣대를 정하기는 무척 어렵다. 그래서 의사들은 한 번 사정한 뒤 정액 성분이 정상으로 회복되기까지 3~5일이 걸린다는 소위 생물학적 회복기를 기준삼아 3~5일에 한 번 정도를 적절한 성교 횟수라고 생각한다. 또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로감이 남지 않을 정도, 한의학적으로 소위 방노상(房勞傷)을 유발하지 않을 정도를 적절한 횟수로 간주한다.
방노상은 과도한 성관계 탓에 나타나는 일종의 증후군이다. 구체적인 증상은 얼굴이 초췌해지고 몸이 마르며 정신이 맑지 않고 쉬 노곤해지는 것 등이다. 또 머리가 무겁고 다리에 힘이 없으며, 식은땀이 많이 나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몹시 피로해서 잠을 청하면서도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뒤숭숭한 꿈을 꾸는 것 등도 모두 포함된다. 이런 증상들은 성관계 후 훨씬 심해지는데, 환자의 말을 빌리면 완전히 녹초가 될 정도여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 방노상신(房勞傷腎: 성관계는 인체의 腎신을 손상시킨다)’으로 해석하며 남성의 중대 질병 중 하나로 간주한다.
이상을 종합하면, 적절한 성교 횟수는 전적으로 자신과 아내에게 달렸음을 알 수 있다. 다다익선(多多益善)으로 생각해서 횟수만 늘리다가는 효용가치(效用價値)도 떨어지고 방노상만 초래하기 십상이니, 단 한 번의 성관계라도 충실토록 해야 한다. 한마디로 양보다는 질이다. 성교에서도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고 말하니까, 혹 하룻밤 여러 번보다 한 번 할 때 오랫동안 해야 한다고 곡해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아니 실제로 대부분의 남성들은 장시간의 성교가 정력이 강하다는 증거이며, 여성 또한 만족스러울 것으로 착각하곤 한다. 그래서 ‘12시간 동안 약효가 지속되는 감기약’이라고 선전되는 모 제약회사의 알약이 신혼여행시 남자들이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상비약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럼 도대체 어느 정도의 성교시간이 적절할까?
발기된 음경을 질 속에 삽입해 사정에 이르기까지 성교동작을 계속할 수 있는 시간은 개인에 따라, 분위기에 따라 모두 다르다. 일반적으로 3~5분 정도가 가장 많고, 1~3분이 그 다음으로 전체의 2/3는 5분 이내에 사정한다. 물론 삽입하기 전 단계의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5분 내외가 대다수다. 그 정도 시간이면 남녀 모두 오르가즘에 이르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장시간의 성교는 여성에게 쾌감보다는 불쾌감을, 아니 오히려 고통을 준다고 한다.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실험도 있었으니, 여성의 질 속에 음경을 삽입해 30분 이상 성교운동을 지속하면 질 점막으로부터 윤활액의 분비가 급격히 감소해 성기가 건조해지므로, 여성은 무리한 마찰에 따른 고통과 상처만 받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생체실험(?)의 결과는 거리낌 없는 자원자(自願者)가 많은 미국에서 이루어졌지만…. 한 시간 이상 지속 가능하다고 자랑하는 남자들, 또 한 번에 하룻밤이 모자랄 지경이라는 남성들은 흔히 자신의 막강한 정력에 상대 여성은 즐거움의 비명을 지르리라 생각하겠지만 이는 오산이다. 여성은 적절한 시기에 끝낼 줄 모르고 오랜 시간 계속되는 성교에 지루함을 느끼고, 고통의 비명만 내지를 것이기 때문이다. 남성 또한 무리한 장시간의 성교로 전립선과 정낭이 팽창돼 배뇨장애를 일으키거나, 염증이 있을 때는 그 정도를 악화시키므로 적절한 시기에 끝낼 줄 알아야 한다. 적절한 성교시간 역시 양보다는 질이다. 지루한 장시간의 성교로 상대에게는 고통만을, 자신에게는 질병만을 초래할 바에야 아예 안 하는 게 좋을지 모른다 (조루. 전립선 전문) 전립선치료는 한약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