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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독창적인 이론인 사상의학에 따르면 인간은 4가지 체질로 나눌 수 있다. 사람마다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듯 각각의 체질에 따라 건강 상태, 기질, 생활방식 등이 달라야 한다는 것. 내 아이의 체질을 바로 알면 아이를 더 잘 이해할 뿐 아니라 좀더 적합한 육아 방식을 찾을 수 있다.
사상의학은 허준과 함께 한의학의 양대산맥이랄 수 있는 이제마 선생이 창시한 우리나라 고유의 맞춤 한의학. 사람의 체질을 태양(太陽)·태음(太陰)·소양(小陽)·소음(小陰) 4가지로 나누고, 각 체질에 따라 성격이나 건강, 섭식, 내장의 기능, 약리 등이 서로 다르다고 보았다. 혈액형이 결정되어 태어나듯 체질 또한 4가지 중 하나를 타고나며, 이 체질적 특성을 얼마나 잘 적용시키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고 하였다. 체질을 구분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다. 첫 번째로 드러난 몸매와 분위기를 보고, 두 번째로 얼굴 모습이나 말투를 보고, 세 번째 성격이나 심리, 재능 등 설문지를 이용해 평가하며, 네 번째 그 사람의 병증이나 약물반응을 평가하여 최종적으로 체질을 진단한다. 체질을 구분하려면 세밀하게 검사해야 한다. 재미로 자가 테스트를 해볼 수는 있으나 약을 선택해 먹으려면 반드시 전문가의 체질 진단을 받아야 한다. 체질 감정이 잘못되어 체질에 맞지 않는 방법이나 치료법을 쓰면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부작용 생길 수 있다. 증상 호전이나 효과를 위해서는 정확한 체질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들은 짧은 문장을 읽을 수 있는 만 5세 이후부터 체질 테스트가 가능하다.
◆ 사상체질별 특성
동경대학 의학부에 입학해 파블로프의 조건반사를 공부하며 큰 감동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신경학 연구에 평생을 걸기로 결심했다. 그러던 1981년 어느 날 < 뇌의 발달과 어린이의 몸 > 이라는 책을 출판하며 아이의 두뇌 발달에 대한 이론을 설명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이론을 접한 독자들은 '아이의 뇌가 유아기에 폭발적으로 발달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구체적인 육아 방법을 가르쳐달라는 요청도 많았다. 게다가 나도 당시 아이 둘을 키우고 있었는데 연구를 거듭할수록 이론을 육아에 접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아내 가요코가 육아에 관련해 구체적인 교육 방법을 쓰고, 뇌 과학이 뒷받침되는 내용을 담아 엄마들이 읽기 쉬운 책을 펴냈다. 1983년 출간한 < 갓난아이 교육 > 이 구보타식 자녀교육법의 시초인 셈이다. 유아의 뇌를 자극해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야 된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독창적인 시도였는지 큰 반향을 일으켰다.
태양인
1만 명 가운데 10명 정도로 4가지 체질 가운데 그 수가 가장 적다. 다른 체질에 비해 머리가 크고 목소리가 우렁차며, 적극적인 성격에 자존심이 몹시 강하다. 태양인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사소한 것은 무시해버리고 큼직큼직한 사안만 신경쓰기 때문에 성격이 까다롭지 않고 시원시원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고지식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특성이 있어 답답해 보이기도 하며, 사소한 일에서 행복을 추구하기보다 큰 것에 가치를 둔다. 이런 태양인은 창의력이 뛰어나 발명가, 예술가 등 창조적인 계통에 종사하거나 전문직을 갖는 경우가 많다.
맞춤 육아법 선천적으로 소화 흡수력이 약한 편이니 부모가 세심히 신경써야 한다. 여자아이의 경우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아름다움보다는 털털한 성격으로 남자아이들과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니 억지로 강요하지 말 것. 오히려 남자보다 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사고와 행동방식을 보일 수 있다. 태양인은 하고 싶은 것을 못하면 화로써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아이들은 몸에 기운이 넘쳐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화로써 감정을 표출하는 것. 이런 기운을 조절하는 데에는 채소류와 해산물이 제격이다. 기름진 음식이나 지나친 육식 섭취는 자제하고 생선이나 해산물을 많이 먹는 게 좋다. 또 잠자리에 들기 전 따뜻한 물로 발을 씻고, 매일 아침 일찍 책을 보면 태양인 체질의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
태음인
전체의 50%가 태음인에 해당될 정도로 흔한 체질이다. 태음인 아이는 다른 체질보다 간장의 기능이 강하다. 뚱뚱한 체형이 많으며, 행동이 느리고 욕심이 많아 무엇이든지 잘 모아두려는 습성이 있다. 또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엄마가 쉽게 알 수 없고, 말이나 행동을 할 때 수십 번 생각한 뒤 실행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만큼 움직이기 싫어하는 특성도 지닌다. 또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우물쭈물하곤 하는데, 어떤 면에서는 욕심이 많아 실수하기를 두려워하는 성격 때문이다. 태음인 중 감각이 예민한 사람은 음식이나 먹는 것에 특성을 보여 요리하기를 좋아하고 미식가가 많아 요리사나 주방장이 잘 어울린다. 음식 가운데 특히 단맛이 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채소보다 육류를 즐긴다. 태음인은 표정이 풍부하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특성 때문에 어떤 직업에도 잘 어울리며 적응력도 뛰어나다.
맞춤 육아법 태음인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체활동'이다. 자꾸 누우려 하고 게으름을 피우려 하는데, 특히 건강이 좋지 않을 때는 이런 특성이 더 두드러진다. 신체 순환이 잘 되지 않으면 졸음이나 피로를 심하게 느끼니 태음인에게 꾸준한 운동은 필수다. 가볍게 운동을 하거나 졸릴 때 산책을 해서 스트레스 완화와 건강에 도움을 주도록 하자. 태음인 아이들은 잘 먹고 잘 잔다. 어릴 때는 이런 특성 때문에 엄마 입장에서는 육아에 큰 어려움이 없고 오히려 너무 먹어서 걱정일 수 있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식을 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아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소양인
말과 행동이 빠르기 때문에 쉽게 흥분하고 격앙되는 것이 특징이다. 절도와 과단성이 있으며 숨기는 것을 싫어한다. 언행이 시원시원하고 스스로에게는 엄격하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한없이 관대해 친구가 많은 한편 적도 많다. 자신은 아무런 사심 없이 행동하는데 행동이 앞서 실수가 많고, 의외로 다른 사람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 여자아이의 경우 눈에 띄는 머리 스타일이나 옷차림 등 치장하는 것을 좋아한다. 소양인은 부지런한 특성이 있어 밖으로 자주 나가려 하며 끊임없이 움직이는 편. 머리가 아플 때 잠시 공원이나 서점 등에 다녀오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효과가 있다. 평소 마음이 불편하면 머리가 띵하거나 어지럽고 쉽게 한곳에 집중하지 못하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샤워나 청소, 책상 정리를 하면 도움이 된다.
맞춤 육아법 어릴 때부터 판단력과 결단력이 있고 끼가 많아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편이다. 호기심이 많아 어려서는 공부를 잘하지만 체력이 약한 아이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해질 수 있다. 부모나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따라하기보다 엉뚱한 주장이나 의견을 내기도 하므로, 공부만을 강요하기보다 아이의 개성이나 재능을 키워주는 것이 좋다. 소양인 아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습관을 들일 것. 이른 오전 시간에 집중력이 높으므로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히 세수하고 논리를 필요로 하는 과목에 집중하도록 하면 상당한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 입맛이 까다로운 아이들은 매운 음식을 특히 좋아하므로 어릴 때부터 식습관을 바꾸어줄 필요가 있다. 담백하고 시원하며 싱거운 음식이 이로우며, 해산물과 채소, 과일은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되고 머리도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소음인
1만 명 중 2000명 정도로 상체에 비해 하체가 발달하고, 골격이 가늘며, 근육이 약한 편이다. 천성적으로 온순하며 감정이 풍부하나 내성적인 성격이 많아 자신의 감정과 의지를 내세우기보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피는 편. 예민하지만 감성적이고 미적 감각이 뛰어나 예술가나 소설가 등이 많으며,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특성상 혼자서 하는 일인 광고업·자유기고가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체질에 비해 소화기가 약하므로 차갑고 성질이 냉한 음식은 피하고, 볶고 찌고 굽고 데우거나 익힌 음식을 가까이하는 게 좋다. 따뜻한 기운을 잘 보존하는 것이 건강상 가장 중요하며, 소화기관에 항상 유의해야 한다.
맞춤 육아법 소음인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기관 쪽으로 영향을 받는다. 입맛이 떨어지고 자주 체하거나 체중이 줄어들기도 하므로 부모는 무엇보다 소화가 잘 되도록 신경 써야 한다. 소화가 잘 되는 음식 위주로 먹이고, 기름진 육류 섭취를 줄이면 도움이 된다. 소음인 가운데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면서 사사건건 주위 사람들을 부리려는 아이도 있다. 이런 아이는 주위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할 것. 특히 남자아이를 이렇게 키우면 편해지려는 생각에 아무것도 안 하려 드는 수동적이고 비사회적인 아이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부모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몸을 움직여 얻는 신체적 만족감을 경험하도록 돌보자.
◆ 엄마와 아이의 체질궁합
사람의 기질은 체질별로 차이가 있는데, 이런 체질을 토대로 서로의 조화를 맞춰보는 것을 체질궁합이라 한다. 체질궁합은 인간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서로를 잘 이해하면 찰떡궁합이 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원수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아이는 엄마를 통해 삶을 배우고 다양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내 아이를 바로 알고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01 소양인 엄마와 태음인 아이_ 소양인 엄마는 태음인 아이 앞에서 목소리를 낮춰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도록 노력할 것. 엄마의 목소리가 너무 크면 아이는 주눅들게 되고 겁을 먹어 행동으로 옮기려 하지 않을 수 있다. 태음인 아이는 소양인 엄마와 음식 기호가 완전히 달라서 과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고기나 생선 반찬을 좋아한다. 소양인 엄마가 좋아하는 채소는 태음인 아이가 좋아하지 않으므로 다양한 조리법을 이용해 섭취에 신경쓸 것.
02 소음인 엄마와 태음인 아이_ 소음인 엄마는 태음인 아이와 음식에 대한 기호가 많이 다르다. 소음인 엄마는 육류보다 채소 위주로 먹지만, 아이는 육류나 생선 등 단백질 음식을 제일 좋아한다. 태음인 아이는 호흡기가 약하므로 어릴 때부터 무·머위·들깨·더덕·도라지 등의 나물반찬을 자주 먹이고, 식단에서 채소가 빠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또 성격이 무뚝뚝해 속으로 생각만 하지 밖으로 드러내 말하는 경우가 적으므로 엄마가 자꾸 말을 걸어서 표현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줄 것.
03 태음인 엄마와 태음인 아이_ 태음인은 많이 먹지 않아도 기초대사량이 낮아서 체중이 증가하기 쉽다. 좀처럼 움직이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하므로 엄마와 아이가 함께 운동하고 과식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 태음인 체질은 자꾸 움직여야 건강해지고 마음에 여유도 생긴다.
04 태음인 엄마와 소양인 아이_ 태음인 엄마는 주로 생각을 많이 하는 데 반해, 소양인 아이는 행동이 앞선다. 그렇다 보니 엄마로서는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꾸 잔소리를 하게 되는데, 어릴 때부터 아이에게 엄마의 생각을 자주 표현하는 게 좋다. 보통 엄마와 아이의 체질이 다르면 체질궁합이 좋은 편이지만, 태음인 엄마와 소양인 아이는 좋다고 보기 어렵다. 평소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더 신경 쓸 것.
05 소음인 엄마와 소양인 아이_ 소음인 엄마는 가장 헌신적이며 아이 입장을 이해하는 편이다. 문제는 소양인 아이가 지나치게 자기주장을 고집하고 엄마 말을 듣지 않을 때 발생한다. 약하게 나가면 아이는 엄마를 무시할 수 있으므로 적당한 카리스마는 필수다.
06 소양인 엄마와 소양인 아이_ 소양인 엄마는 아이가 잘못했을때 감싸기보다는 눈물이 쏙 빠지도록 야단치고 엄격한 잣대로 잘잘못을 가리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아이를 훈계한다. 이런 상황이 거듭되면 아이는 엄마에게 마음을 열지 않게 된다. 아이에게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는 아낌없이 껴안아 주자.
07 태음인 엄마와 소음인 아이_ 엄마와 자식이 모두 음인이기 때문에 겉으로 표현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둘의 관계가 나쁘지만은 않다. 이 경우에는 엄마가 리더십 있게 끌어주면 아이는 잘 따라올 수 있다. 따라서 엄마의 역할이 중요한데, 아이가 잘못된 판단이나 행동을 보일 때는 따끔하게 혼내고 조금 강하게 나가도 괜찮다. 단, 너무 자주 하면 안 되고, 엄마의 말을 잘 들으면 결과가 좋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한다.
08 소양인 엄마와 소음인 아이_ 소양인 엄마는 특유의 용감성을 바탕으로 아이를 위해 솔선수범하지만 나서지 않는 편이 좋다. 엄마가 앞에 나설수록 소음인 아이는 점점 자신감을 잃고 자꾸 엄마에게 의지하게 된다. 또한 아이에게 강요하는 건 금물. 앞에서는 순응하지만 속으로는 자꾸 달아날 수 있다. 소음인 아이는 처음에는 혼자서 무엇인가를 하는 것에 용기가 없지만 익숙해지면 상당히 잘한다. 공부도 소음인 아이는 옆에 누군가 같이 있어주면 더 잘하므로 엄마가 옆에서 지켜보는 역할을 해주자.
09 소음인 엄마와 소음인 아이_ 소음인 엄마와 아이는 성향이 같기 때문에 엄마 눈에 아이의 단점이 두드러져 보일 수 있다. 엄마가 생각을 바꾸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아이의 무한한 가능성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또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줄 것. 대부분의 소음인 엄마는 자신의 주장을 별로 내세우지 않지만, 엄마가 적극성을 드러낼수록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
10 태양인 엄마와 태양인 아이_ 태양인 엄마는 아이의 작은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엄마의 기가 강하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아이를 억압하거나 큰소리치지 말고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하고 양육하는 태도를 가질 것. 태양인 엄마 밑에서 자란 태양인 아이는 어릴 때부터 깊이 생각하고, 스스로 한 행동에 대해서는 확실히 책임을 지며, 다른 사람에 대해 일일이 간섭하려 하지 않는다. 때로는 감정에 쉽게 흔들릴 수도 있고, 세상사에 비관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성장기를 잘 극복하면 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성장하므로, 엄마는 옆에서 아이가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
기획: 김은혜 기자 | 일러스트: 하나비 | 도움말: 김달래(한의학박사, 김달래한의원 원장
사상의학은 허준과 함께 한의학의 양대산맥이랄 수 있는 이제마 선생이 창시한 우리나라 고유의 맞춤 한의학. 사람의 체질을 태양(太陽)·태음(太陰)·소양(小陽)·소음(小陰) 4가지로 나누고, 각 체질에 따라 성격이나 건강, 섭식, 내장의 기능, 약리 등이 서로 다르다고 보았다. 혈액형이 결정되어 태어나듯 체질 또한 4가지 중 하나를 타고나며, 이 체질적 특성을 얼마나 잘 적용시키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고 하였다. 체질을 구분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다. 첫 번째로 드러난 몸매와 분위기를 보고, 두 번째로 얼굴 모습이나 말투를 보고, 세 번째 성격이나 심리, 재능 등 설문지를 이용해 평가하며, 네 번째 그 사람의 병증이나 약물반응을 평가하여 최종적으로 체질을 진단한다. 체질을 구분하려면 세밀하게 검사해야 한다. 재미로 자가 테스트를 해볼 수는 있으나 약을 선택해 먹으려면 반드시 전문가의 체질 진단을 받아야 한다. 체질 감정이 잘못되어 체질에 맞지 않는 방법이나 치료법을 쓰면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부작용 생길 수 있다. 증상 호전이나 효과를 위해서는 정확한 체질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들은 짧은 문장을 읽을 수 있는 만 5세 이후부터 체질 테스트가 가능하다.
동경대학 의학부에 입학해 파블로프의 조건반사를 공부하며 큰 감동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신경학 연구에 평생을 걸기로 결심했다. 그러던 1981년 어느 날 < 뇌의 발달과 어린이의 몸 > 이라는 책을 출판하며 아이의 두뇌 발달에 대한 이론을 설명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이론을 접한 독자들은 '아이의 뇌가 유아기에 폭발적으로 발달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구체적인 육아 방법을 가르쳐달라는 요청도 많았다. 게다가 나도 당시 아이 둘을 키우고 있었는데 연구를 거듭할수록 이론을 육아에 접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아내 가요코가 육아에 관련해 구체적인 교육 방법을 쓰고, 뇌 과학이 뒷받침되는 내용을 담아 엄마들이 읽기 쉬운 책을 펴냈다. 1983년 출간한 < 갓난아이 교육 > 이 구보타식 자녀교육법의 시초인 셈이다. 유아의 뇌를 자극해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야 된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독창적인 시도였는지 큰 반향을 일으켰다.
태양인
1만 명 가운데 10명 정도로 4가지 체질 가운데 그 수가 가장 적다. 다른 체질에 비해 머리가 크고 목소리가 우렁차며, 적극적인 성격에 자존심이 몹시 강하다. 태양인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사소한 것은 무시해버리고 큼직큼직한 사안만 신경쓰기 때문에 성격이 까다롭지 않고 시원시원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고지식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특성이 있어 답답해 보이기도 하며, 사소한 일에서 행복을 추구하기보다 큰 것에 가치를 둔다. 이런 태양인은 창의력이 뛰어나 발명가, 예술가 등 창조적인 계통에 종사하거나 전문직을 갖는 경우가 많다.
맞춤 육아법 선천적으로 소화 흡수력이 약한 편이니 부모가 세심히 신경써야 한다. 여자아이의 경우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아름다움보다는 털털한 성격으로 남자아이들과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니 억지로 강요하지 말 것. 오히려 남자보다 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사고와 행동방식을 보일 수 있다. 태양인은 하고 싶은 것을 못하면 화로써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아이들은 몸에 기운이 넘쳐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화로써 감정을 표출하는 것. 이런 기운을 조절하는 데에는 채소류와 해산물이 제격이다. 기름진 음식이나 지나친 육식 섭취는 자제하고 생선이나 해산물을 많이 먹는 게 좋다. 또 잠자리에 들기 전 따뜻한 물로 발을 씻고, 매일 아침 일찍 책을 보면 태양인 체질의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
태음인
전체의 50%가 태음인에 해당될 정도로 흔한 체질이다. 태음인 아이는 다른 체질보다 간장의 기능이 강하다. 뚱뚱한 체형이 많으며, 행동이 느리고 욕심이 많아 무엇이든지 잘 모아두려는 습성이 있다. 또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엄마가 쉽게 알 수 없고, 말이나 행동을 할 때 수십 번 생각한 뒤 실행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만큼 움직이기 싫어하는 특성도 지닌다. 또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우물쭈물하곤 하는데, 어떤 면에서는 욕심이 많아 실수하기를 두려워하는 성격 때문이다. 태음인 중 감각이 예민한 사람은 음식이나 먹는 것에 특성을 보여 요리하기를 좋아하고 미식가가 많아 요리사나 주방장이 잘 어울린다. 음식 가운데 특히 단맛이 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채소보다 육류를 즐긴다. 태음인은 표정이 풍부하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특성 때문에 어떤 직업에도 잘 어울리며 적응력도 뛰어나다.
맞춤 육아법 태음인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체활동'이다. 자꾸 누우려 하고 게으름을 피우려 하는데, 특히 건강이 좋지 않을 때는 이런 특성이 더 두드러진다. 신체 순환이 잘 되지 않으면 졸음이나 피로를 심하게 느끼니 태음인에게 꾸준한 운동은 필수다. 가볍게 운동을 하거나 졸릴 때 산책을 해서 스트레스 완화와 건강에 도움을 주도록 하자. 태음인 아이들은 잘 먹고 잘 잔다. 어릴 때는 이런 특성 때문에 엄마 입장에서는 육아에 큰 어려움이 없고 오히려 너무 먹어서 걱정일 수 있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식을 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아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소양인
말과 행동이 빠르기 때문에 쉽게 흥분하고 격앙되는 것이 특징이다. 절도와 과단성이 있으며 숨기는 것을 싫어한다. 언행이 시원시원하고 스스로에게는 엄격하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한없이 관대해 친구가 많은 한편 적도 많다. 자신은 아무런 사심 없이 행동하는데 행동이 앞서 실수가 많고, 의외로 다른 사람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 여자아이의 경우 눈에 띄는 머리 스타일이나 옷차림 등 치장하는 것을 좋아한다. 소양인은 부지런한 특성이 있어 밖으로 자주 나가려 하며 끊임없이 움직이는 편. 머리가 아플 때 잠시 공원이나 서점 등에 다녀오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효과가 있다. 평소 마음이 불편하면 머리가 띵하거나 어지럽고 쉽게 한곳에 집중하지 못하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샤워나 청소, 책상 정리를 하면 도움이 된다.
맞춤 육아법 어릴 때부터 판단력과 결단력이 있고 끼가 많아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편이다. 호기심이 많아 어려서는 공부를 잘하지만 체력이 약한 아이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해질 수 있다. 부모나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따라하기보다 엉뚱한 주장이나 의견을 내기도 하므로, 공부만을 강요하기보다 아이의 개성이나 재능을 키워주는 것이 좋다. 소양인 아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습관을 들일 것. 이른 오전 시간에 집중력이 높으므로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히 세수하고 논리를 필요로 하는 과목에 집중하도록 하면 상당한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 입맛이 까다로운 아이들은 매운 음식을 특히 좋아하므로 어릴 때부터 식습관을 바꾸어줄 필요가 있다. 담백하고 시원하며 싱거운 음식이 이로우며, 해산물과 채소, 과일은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되고 머리도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소음인
1만 명 중 2000명 정도로 상체에 비해 하체가 발달하고, 골격이 가늘며, 근육이 약한 편이다. 천성적으로 온순하며 감정이 풍부하나 내성적인 성격이 많아 자신의 감정과 의지를 내세우기보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피는 편. 예민하지만 감성적이고 미적 감각이 뛰어나 예술가나 소설가 등이 많으며,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특성상 혼자서 하는 일인 광고업·자유기고가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체질에 비해 소화기가 약하므로 차갑고 성질이 냉한 음식은 피하고, 볶고 찌고 굽고 데우거나 익힌 음식을 가까이하는 게 좋다. 따뜻한 기운을 잘 보존하는 것이 건강상 가장 중요하며, 소화기관에 항상 유의해야 한다.
맞춤 육아법 소음인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기관 쪽으로 영향을 받는다. 입맛이 떨어지고 자주 체하거나 체중이 줄어들기도 하므로 부모는 무엇보다 소화가 잘 되도록 신경 써야 한다. 소화가 잘 되는 음식 위주로 먹이고, 기름진 육류 섭취를 줄이면 도움이 된다. 소음인 가운데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면서 사사건건 주위 사람들을 부리려는 아이도 있다. 이런 아이는 주위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할 것. 특히 남자아이를 이렇게 키우면 편해지려는 생각에 아무것도 안 하려 드는 수동적이고 비사회적인 아이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부모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몸을 움직여 얻는 신체적 만족감을 경험하도록 돌보자.
사람의 기질은 체질별로 차이가 있는데, 이런 체질을 토대로 서로의 조화를 맞춰보는 것을 체질궁합이라 한다. 체질궁합은 인간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서로를 잘 이해하면 찰떡궁합이 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원수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아이는 엄마를 통해 삶을 배우고 다양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내 아이를 바로 알고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01 소양인 엄마와 태음인 아이_ 소양인 엄마는 태음인 아이 앞에서 목소리를 낮춰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도록 노력할 것. 엄마의 목소리가 너무 크면 아이는 주눅들게 되고 겁을 먹어 행동으로 옮기려 하지 않을 수 있다. 태음인 아이는 소양인 엄마와 음식 기호가 완전히 달라서 과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고기나 생선 반찬을 좋아한다. 소양인 엄마가 좋아하는 채소는 태음인 아이가 좋아하지 않으므로 다양한 조리법을 이용해 섭취에 신경쓸 것.
02 소음인 엄마와 태음인 아이_ 소음인 엄마는 태음인 아이와 음식에 대한 기호가 많이 다르다. 소음인 엄마는 육류보다 채소 위주로 먹지만, 아이는 육류나 생선 등 단백질 음식을 제일 좋아한다. 태음인 아이는 호흡기가 약하므로 어릴 때부터 무·머위·들깨·더덕·도라지 등의 나물반찬을 자주 먹이고, 식단에서 채소가 빠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또 성격이 무뚝뚝해 속으로 생각만 하지 밖으로 드러내 말하는 경우가 적으므로 엄마가 자꾸 말을 걸어서 표현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줄 것.
03 태음인 엄마와 태음인 아이_ 태음인은 많이 먹지 않아도 기초대사량이 낮아서 체중이 증가하기 쉽다. 좀처럼 움직이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하므로 엄마와 아이가 함께 운동하고 과식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 태음인 체질은 자꾸 움직여야 건강해지고 마음에 여유도 생긴다.
04 태음인 엄마와 소양인 아이_ 태음인 엄마는 주로 생각을 많이 하는 데 반해, 소양인 아이는 행동이 앞선다. 그렇다 보니 엄마로서는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꾸 잔소리를 하게 되는데, 어릴 때부터 아이에게 엄마의 생각을 자주 표현하는 게 좋다. 보통 엄마와 아이의 체질이 다르면 체질궁합이 좋은 편이지만, 태음인 엄마와 소양인 아이는 좋다고 보기 어렵다. 평소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더 신경 쓸 것.
05 소음인 엄마와 소양인 아이_ 소음인 엄마는 가장 헌신적이며 아이 입장을 이해하는 편이다. 문제는 소양인 아이가 지나치게 자기주장을 고집하고 엄마 말을 듣지 않을 때 발생한다. 약하게 나가면 아이는 엄마를 무시할 수 있으므로 적당한 카리스마는 필수다.
06 소양인 엄마와 소양인 아이_ 소양인 엄마는 아이가 잘못했을때 감싸기보다는 눈물이 쏙 빠지도록 야단치고 엄격한 잣대로 잘잘못을 가리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아이를 훈계한다. 이런 상황이 거듭되면 아이는 엄마에게 마음을 열지 않게 된다. 아이에게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는 아낌없이 껴안아 주자.
07 태음인 엄마와 소음인 아이_ 엄마와 자식이 모두 음인이기 때문에 겉으로 표현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둘의 관계가 나쁘지만은 않다. 이 경우에는 엄마가 리더십 있게 끌어주면 아이는 잘 따라올 수 있다. 따라서 엄마의 역할이 중요한데, 아이가 잘못된 판단이나 행동을 보일 때는 따끔하게 혼내고 조금 강하게 나가도 괜찮다. 단, 너무 자주 하면 안 되고, 엄마의 말을 잘 들으면 결과가 좋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한다.
08 소양인 엄마와 소음인 아이_ 소양인 엄마는 특유의 용감성을 바탕으로 아이를 위해 솔선수범하지만 나서지 않는 편이 좋다. 엄마가 앞에 나설수록 소음인 아이는 점점 자신감을 잃고 자꾸 엄마에게 의지하게 된다. 또한 아이에게 강요하는 건 금물. 앞에서는 순응하지만 속으로는 자꾸 달아날 수 있다. 소음인 아이는 처음에는 혼자서 무엇인가를 하는 것에 용기가 없지만 익숙해지면 상당히 잘한다. 공부도 소음인 아이는 옆에 누군가 같이 있어주면 더 잘하므로 엄마가 옆에서 지켜보는 역할을 해주자.
09 소음인 엄마와 소음인 아이_ 소음인 엄마와 아이는 성향이 같기 때문에 엄마 눈에 아이의 단점이 두드러져 보일 수 있다. 엄마가 생각을 바꾸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아이의 무한한 가능성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또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줄 것. 대부분의 소음인 엄마는 자신의 주장을 별로 내세우지 않지만, 엄마가 적극성을 드러낼수록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
10 태양인 엄마와 태양인 아이_ 태양인 엄마는 아이의 작은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엄마의 기가 강하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아이를 억압하거나 큰소리치지 말고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하고 양육하는 태도를 가질 것. 태양인 엄마 밑에서 자란 태양인 아이는 어릴 때부터 깊이 생각하고, 스스로 한 행동에 대해서는 확실히 책임을 지며, 다른 사람에 대해 일일이 간섭하려 하지 않는다. 때로는 감정에 쉽게 흔들릴 수도 있고, 세상사에 비관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성장기를 잘 극복하면 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성장하므로, 엄마는 옆에서 아이가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
기획: 김은혜 기자 | 일러스트: 하나비 | 도움말: 김달래(한의학박사, 김달래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