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이땅의 언론은 자기들의 사명에서부터 이미 벗어나있다..

논깡 2011. 9. 8. 11:22

"곽노현과 후보사퇴 돈거래 약속 없었다<br>대가성 일관되게 부인했는데 언론이 왜곡"

오마이뉴스 | 입력 2011.09.08 00:59 | 수정 2011.09.08 09:15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광주




[오마이뉴스 윤근혁 기자]

"나는 검찰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곽노현 교육감측이 준 돈에 대해 후보 사퇴에 대한 대가성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 뒤 곽노현 교육감 측으로부터 2억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26일 체포되고 29일 구속된 박명기(53) 교수는 이 같이 호소했다고 박 교수 사건을 수임한 이재화(48) 변호사가 7일 오후 < 오마이뉴스 >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박 교수가 대가성을 자백했다'는 기존의 검찰발 언론보도들을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가성 자백' 검찰발 언론보도와 상반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

ⓒ 권우성

이 변호사는 구속 수감된 박 교수를 지난 2일에 이어 6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모두 3시간 동안 접견한 바 있다.

이 변호사는 또 "박 교수가 '자신의 대리인으로 언론에 등장한 A씨의 증언과 이를 근거로 한 검찰의 수사, 그리고 보수신문의 보도는 대부분 사실이 아니며, 오명을 씻고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뜻을 바깥에 말해달라고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 교수의 부인 B씨도 이날 저녁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남편 얘기를 들어봤더니 조선, 중앙, 동아일보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달랐다"고 확인했다.

이 변호사와 한 전화 인터뷰는 7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모두 1시간 20여분 동안 진행했다.

- 박 교수가 2억 원에 대한 대가성을 자백했다는데, 사실인가?

"박 교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곽 교육감측이 준 돈에 대해 대가성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했다."

- 다시 말해 달라. 진술을 번복한 것인가, 아니면 '대가성'을 줄곧 인정하지 않은 것인가?

"구속 전에도 대가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구속 뒤에도 그랬다고 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혀 대가성에 대해 수긍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 대가성을 부인한 검찰 조서를 직접 봤나?

"아직 조서를 보지는 못했다. 변호사는 조사 직후 확인할 수는 있지만 수사 과정 속에서 조서 확인을 나중에 하는 것은 어렵다. 나는 지금 박 교수의 말을 그대로 전하고 있는 것이다."

"곽 교육감과 후보 사퇴로 돈 거래 약속 없었다"

- 지난해 5월 19일 이면합의에 따라 후보를 사퇴하고, 이를 근거로 곽 교육감에게 대가를 요구했다는 게 언론의 보도 내용이다.

"언론에 나오는 건 사실과 다른 게 많다. 박 교수가 곽 교육감과 후보 사퇴를 대가로 돈을 받기로 한 약속 자체가 없었다고 한다. 실무자들끼리 이야기 한 것도 후보 사퇴 대가가 아니고 선거 비용 보전 문제였다는 것이다."

- 선의로 돈을 지원했다는 게 곽 교육감의 주장이다.

"박 교수는 곽 교육감이 직접 주는 걸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선거비 보전 차원에서 여럿이 주는 것으로 알았다고 했다. 선거비 문제로 생활에 어려움이 있어서 도와주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 쟁점이 되는 것은 양쪽의 실무자가 얘기한 내용을 곽 교육감이 언제 알았느냐는 것이다.

"우선 박 교수가 곽 교육감 측을 협박한 적은 없다고 한다. 선거 빚으로 힘이 들어 도와달라는 부탁을 여러 번 했다는 말을 들었다. 박 교수도 곽 교육감을 만나 얘기하니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곽 교육감이 모르더라고 했다. 그래서 10월쯤에 선거비용 보전에 대해 실무자끼리 얘기한 것을 곽 교육감에게 말을 하니 놀란 기색을 보였다고 했다. 박 교수의 말과 곽 교육감 쪽의 주장이 크게 다를 바 없었다."

- 양쪽이 2억 원을 놓고 차용증을 썼다고 하지 않나.

"차용증에 대해서는 박 교수도 몰랐다고 하더라. 강경선 교수와 박 교수 동생이 알아서 쓴 것이다. 박 교수와 곽 교육감 명의로 되어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차용증이 있는 사실을 검찰에서 처음 알았다고 했다."

- 현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법무법인 '바른'이 수임한 것을 놓고 뒷말이 많다.

"'바른'에 김○○ 변호사가 맡았는데 박명기 교수와 고교 선후배 사이로 평소에도 잘 알고 지냈다. 일부에서 정권과 연결 지어 의심을 품는 데 전혀 그런 것은 아니었다는 게 박 교수의 말이다. 나는 '바른' 소속은 아니고 개인 변호사인데 나중에 같이 하게 됐다. 김 변호사와 나는 의견이 같다."

- 검찰이 갖고 있다는 박 교수와 곽 교육감 측의 녹취록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나.

"A씨가 휴대폰으로 녹음했다고 그러던데. 이것을 박 교수 컴퓨터에 다운받았는데 검찰이 압수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녹취록은 증거능력이 없다. 원본이 아닌 것이라서 재판에 증거로 내놓기도 어렵다."

- 박 교수와 곽 교육감 사이에 전자메일도 오갔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못했다."

- 제보자가 누구인지 박 교수는 알고 있는가?

"이에 대해서는 들은 것이 있지만 조심스러워 말을 못하겠다. 박 교수도 전혀 예상을 못하고 체포가 되어 나중에서야 제보자에 대해 안 것 같다. 박 교수는 제보를 바라지 않았다고 한다."

"언론이 왜곡하고 명예훼손...마음의 상처 크다"

- 박 교수는 언론 보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나도 선거 전부터 박 교수와 아는 사이인데 그는 자기가 살기 위해서 검찰에 굴복해 거짓말을 할 사람이 아니다. '박 교수가 대가성을 자백했다' '지난 해 곽 교육감 쪽을 협박하고 공갈했다'. 이런 보도는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게 박 교수의 말이다. 박 교수는 언론이 전체적으로 왜곡하고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말했다. 마음의 상처가 무척 큰 것처럼 보였다. 이는 박 교수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 박 교수 쪽 인사로 언론에 오르내린 A씨에 대해서 박 교수의 언급이 있었는가.

"소설을 쓴다고 하더라. A가 조중동에 엉터리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무척 걱정을 하고 있다."

-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왜 박 교수가 체포 뒤 11일 동안이나 '대가성을 자백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대응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구속이 되어 있으니 그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그 말이 밖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 아니냐. 변호사는 보통 재판에서 이기려고 발언하지 언론 보도의 왜곡에 대해 나서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제 박 교수와 그의 가족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말을 하기로 한 것이다."

- 지금 박 교수의 상태는 어떤가.

"왜곡 보도로 마음의 상처가 크다. 하지만 의지가 강한 분이더라. 법정 투쟁을 하기 위해 의욕을 보이고 있다."

박명기 교수는 누구?

전교조 교사 출신인 박명기(서울교대 체육교육과)교수는 진보 교육시민단체들의 지원으로 3, 4, 5대 서울시교육위원과 함께 서울시교육위 부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2004년 학교운영위원들이 뽑는(간선 투표)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에는 범시민단체 후보로 공정택 후보와 맞서 1차 선거에서는 1등을 차지하기도 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교육위원 재직 당시 진보개혁 의제를 실현하는 활동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일부에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