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 스님이 아끼는 동자승이 있었습니다
그 동자승은 못생기고 머리도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제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곤 했습니다
“주지 스님은 왜 그렇게 멍청한 녀석을 좋아하는 거야?”
곳곳에서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은 주지 스님이
절에 있는 모든 제자들을 불러 놓고 새 한 마리씩을 나눠주었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새를 죽인 후 그 주검을 가지고 다시 모이거라
오는 순서대로 후계자로 삼을 테니”
제자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누워서 떡 먹기군’
출발하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들은 모두 숲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모든 제자들이 죽은 새를 들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주지 스님의 사랑을 받는 동자승만 얼른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말했습니다
“도망간 게 틀림없어”
“맞아 제 주제에”
그러자 지그시 눈을 감고 있던 주지 스님이 말했습니다
“아직 해가 남았으니 해가 질 때까지만 기다려보도록 하자”
해는 서산을 넘어가고 금세 사위(四圍 : 사방의 둘레)는 캄캄해졌습니다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한 주지 스님은 입을 무겁게 열었습니다
“이제 결정해야겠구나 다들 모여라”
그런데 그때 숲속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동자승이 잔뜩 풀이 죽은 얼굴로 걸어오고 있는 게 아닌가!
동자승은 아직도 짹짹거리는 새를 품에 안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하하하!”
제자들은 그 모습을 보고 손가락질을 했습니다
하지만 주지 스님은 너그러운 목소리로 동자승에게 물었다
“너는 왜 그 새를 아직까지 살려두었느냐?”
동자승은 눈물을 글썽이며 대답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보지 않는 곳을 찾아다녀도
어디에도 그런 곳은 없었습니다”
“그래 누가 네 뒤를 밟기라도 했더냐?”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럼 누가 보더냐?”
“제 자신이 보고 있었습니다”
순간 주변이 조용해졌습니다 그 동안 동자승을 조롱했던 제자들은 하나의 깊은 깨달음이 가슴을 스쳐 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신독(愼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愼獨(삼갈 신, 홀로 독)의 사전적 풀이는 “사람이 없는곳에서도
행동을 삼간다.”는 뜻입니다
‘대학(大學)’ 전육장(傳六章)에 보면 “소위 그 뜻이 성실하다고 하는 것은 자신에게도 속임이 없는 것이니… 고로 군자는 혼자 있을 때도 삼가는 것이다”라는 말과 “소인은 한가할 때 그 선하지 못함이 이르지 못하는 데가 없으니… 고로 군자는 혼자 있을 때도 삼가는 것이다”라는 신독의 의미가 담긴 글이 나옵니다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은 남 앞에서 위선을 연출할 수 있지만
자신의 마음을 속이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옛 선비들은 혼자 있을 때도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욕망을 이기는 ‘극기신독(克己愼獨)’을 수양의
최고 경지(境地)로 삼았습니다
한자 어구 수신(修身)이란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누구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는 일이 중요합니다
즉 자신을 다듬고 자기 관리를 잘하여 자존심을 갖고
명예를 소중히 지키며 사람답게 살아야 합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당연히 자신의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하지만 자기 혼자만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그러짐이 없도록 몸가짐을 삼가고 양심에 부끄럽지 않게 주의해야 합니다신독이라는 좋은 어구(語句)가 새삼 우리에게도 강조되어야할 때인 것 같습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허례)보다자신의 진실된 마음에서나오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신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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